라운드별 요약 및 대회 결과
2003년 시즌 2승을 거두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오태근이 제46회 코오롱 한국오픈(총상금 5억 원) 1라운드에서 단독선두에 올랐다.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골프장(파72, 7,042야드)에서 벌어진 한국오픈 1라운드에서 오태근은 절정의 아이언 샷을 보이며 버디 6개(보기 1개)를 골라내 합계 67타 5언더파로 4언더파를 기록한 2위 이선호(26)을 한 타차로 따돌렸다. 10번 홀에서 라운드를 시작한 오태근은 3번째 홀인 12번 홀(파4, 347야드)에서 60야드 어프로치를 핀 앞 1.5m지점에 붙이며 첫 버디를 잡은데 이어 14번 홀(파 4, 424야드)에서 4m 슬라이스 라인의 버디를 낚으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17번 홀(파4, 467야드)에서 5m의 짧은 거리를 3퍼팅 하며 주춤한 모습을 보인 오태근은 그러나 후반으로 들어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는 완벽 플레이로 첫 한국오픈 타이틀에 성큼 다가섰다. 이날 오태근은 정교한 아이언 플레이로 까다로운 우정힐스의 그린을 공략했다.
한편 국내 첫 성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존 댈리와 로라 데이비스의 첫날 승부는 댈리의 승리로 끝났다. 첫날임에도 약 300여명의 갤러리 군단을 몰고 다닌 이 승부는 존 댈리가 1오버파 73타, 로라 데이비스가 78타를 기록해 다섯 조가 남은 상황에서 각각 공동 13위와 공동 84위를 기록했다. 존 댈리는 이날 드라이버를 단 세 번만 사용하고 주로 우드와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는데도 불구, 비거리에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 갤러리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반면 로라 데이비스는 비거리의 한계를 절감한 하루였다. 대회가 끝난 후 데이비스는 “드라이버 샷이나 퍼팅이 좋았으나 허석호나 댈리에 비해 평균 20 ~ 30야드씩 뒤진 상태에서는 그들과 다른 게임을 할 수 밖에 없었다”라며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나 “퍼팅만 받쳐준다면 내일 컷 통과도 희망적일 것”이라며 2라운드를 기약했다.
2003년 처음으로 1부 투어에 합류한 ‘무명’ 이선호가 제46회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깜짝 단독선두에 올랐다. 이선호는 선두 오태근에 한 타 뒤진 4언더파로 2라운드를 시작, 버디 4개와 보기 4개를 주고받아 이븐파로 경기를 끝마쳤다. 2라운드 합계 4언더파 140타. 이선호는 한때 7언더파까지 기세를 올렸던 오태근이 마지막 6개 홀에서 4오버파를 치며 자멸해 한타차 단독 선두에 올랐다. 라운드 종료 후 이선호는 “생각지도 못하게 선두를 달리게 돼 기쁘다”며 “침착하게 플레이 해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5언더파로 단독 선두였던 오태근은 이날 74타를 기록, 합계 3언더파 141타로 로버트 제이콥슨과 함께 공동 2위로 주저앉았다.
‘장타자’ 존 댈리는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69타를 기록, 합계 142타 2언더파로 최상호, 김종덕 등과 함께 공동 4위에 포진했다. 김종덕은 2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낚는 완벽 플레이로 66타를 기록, 데일리베스트에 올랐다.
이날 컷오프는 151타 7오버파에서 이뤄졌으며 아마추어 7명 포함, 총 67명의 선수가 본선에 진출했다.
한편 국내 최초의 성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던 로라 데이비스는 2라운드에서 거리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5오버파를 기록, 합계 11오버파 155타로 공동 100위에 올라 예선 탈락하고 말았다. 로라 데이비스는 “좋은 선수들과 플레이해서 즐거웠고 많은 것을 배웠다”라며 “4일 경기인데 이틀밖에 치지 못해 실망스럽다”고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유러피언 투어의 신예 저스틴 로즈(영국)도 까다로운 그린을 극복하지 못하고 합계 9오버파 153타를 기록하며 컷오프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다.
탈락된 로라 데이비스와 저스틴 로즈는 그러나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아마추어를 대상으로 한 원 포인트 클리닉을 하는 등 끝까지 대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원 포인트 클리닉 행사는 잭 니클라우스 VIP고객과 함평골프고등학교, 전남과학대 사회체육학과 학생들이 참여했다.
“차세대 간판” 허석호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11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골프장(파72, 7,042야드)에서 끝난 제46회 코오롱한국오픈 3라운드에서 허석호는 69타 3언더파를 치며 3라운드 합계 2언더파 214타로 ‘괴물 장타자’ 존 댈리와 공동 3위에 올랐다.
1오버파로 3라운드를 시작한 허석호는 이날 14번 홀까지 버디 5개(보기 1개)를 기록하는 등 상승곡선을 탔다. 하지만 17번 홀(파4, 467야드)에서 티샷이 우측 숲속 덤불에 빠진 허석호는 결국 언플레이어블을 선언, 이 홀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갤러리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자칫하면 크게 리듬이 흔들릴 수 있던 상황이었지만 마지막 18번 홀(파5, 561야드)을 침착하게 버디로 마무리하며 마지막 라운드를 기약하게 됐다.
이날 타원 위라창트와 량웨이총이 함께 3언더파 213타로 공동선두에 올랐다. 량웨이총은 지난해 벌어진 한중전에서 처음으로 국내 팬들에게 소개된 선수로 중국에서는 ‘새로운 희망’으로 불리는 선수.량은 3번 홀 보기 후 4번 홀부터 11번 홀까지 5개의 버디를 쓸어 담으며 기세를 올렸으나 16번, 17번 홀 연속 보기로 주저앉고 말았다. 량은 최종 라운드에서 허석호, 존 댈리와 함께 마지막 조에서 한국오픈의 타이틀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다.
1라운드 70타, 2라운드 72타를 기록하는 등 튀지 않는 견실한 플레이를 펼치는 선수로 알려진 위라창트는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며 량과 선두에 올랐다.
한편 3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친 존 댈리는 첫 홀부터 버디를 낚는 등 좋은 흐름을 탔으나 전반 마지막 홀인 9번 홀에서 OB가 나며 더블 보기를 기록하는 등 주춤해 결국 공동 3위의 성적으로 경기를 마쳤다. 댈리는 3라운드를 마친 뒤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아 고생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존 댈리, 거리가 다르면 스코어가 다르지!
최종일 4언더파 몰아치며 우승컵 거머쥐다.
제46회 코오롱한국오픈(총상금 5억 원)은 거리와 힘의 차이가 골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대회였다.
12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골프장(파72, 7,042야드)에서 끝난 한국오픈 4라운드에서 존 댈리(미국)는 시종일관 폭발적인 장타를 내뿜으며 동반 선수들을 압도하는 플레이를 펼친 끝에 4언더파 68타를 기록, 합계 282타 6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1억 원. 존 댈리는 이날 첫 홀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2번 홀(파4, 413야드)에서 135야드의 세컨샷을 핀 옆 1.2m 지점에 붙여 버디를 기록, 첫 홀의 실수를 만회했다. 이후 9홀 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주고받으며 이븐파로 전반을 마친 댈리는 후반 들어 그 진가를 발휘했다. 11번 홀(파5, 494야드)에서 3번 우드로 310야드를 날려 보낸 댈리는 185야드 지점에서 7번 아이언으로 핀 6미터 지점에 붙인 후 버디로 마무리, 상승세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진 12, 13번 홀에서 버디를 기록한 댈리는 15번 홀(파4, 378야드)에서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그린 에지까지 가는 괴력을 과시하며 버디를 잡았다. 이 홀에서의 버디로 같은 시간 보기를 기록한 공동 선두 사이먼 예츠(영국)를 두 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존 댈리는 마지막 홀까지 공격적인 플레이를 고수하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는 모습을 보여 갤러리들의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대회가 끝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댈리는 “올 해 들어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많던 가운데 거둔 우승이라 대단히 기쁘다”며 “특히 올해 마지막으로 참가하는 대회였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 크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대회가 끝난 후 댈리는 자신이 신었던 신발을 골프장에 기부해 화제가 됐는데 이에 대해 “개인적인 기념이자 골프장에 대한 감사의 표시와 함께 앞서 우승한 훌륭한 골퍼들에 대한 존경의 뜻이 담겨있다”며 겸연쩍은 모습을 보였다. 이 대회의 우승으로 존 댈리는 지난 2001년 유러피안 투어 BMW인터내셔날대회 우승 이후 첫 우승을 거두게 됐다.
전날 선두를 기록했던 타원 위라창트(태국)가 한 타 뒤진 4언더파 284타로 단독 2위를, 사이먼 예츠(영국)가 3언더파 285타로 단독 3위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한국오픈에서 초청선수인 존 댈리가 우승함에 따라 한국오픈은 지난해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에 이어 2년 연속 초청 선수가 타이틀을 가져가는 기록을 낳으며 전체적인 대회의 격이 한층 더 높아 졌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