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별 요약 및 대회 결과
코오롱 제58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 권위의 내셔널타이틀 답게 한-중-일 동아시아 3개 투어를 장악한 한국선수들의 대결로 꾸며졌다.
10일 개막한 첫날 경기에서 골프 팬과 미디어의 관심은 ‘어린 왕자’ 송영한에게 쏠렸다. 호주의 스티브 제프리스가 6언더파 65타로 선두. 송영한은 3언더파 68타를 쳐 이경훈, 박효원, 아마추어 이재경과 함께 공동 2위 그룹을 형성했다. 송영한이 주목받은 이유는 2011년 프로데뷔후 6번이나 우승 문턱에서 넘어졌기 때문. 송영한은 1라운드를 마친 뒤 "우승에 대한 압박감을 잘 이겨내지 못해 여러 번 우승을 놓쳤다"며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번 대회에선 최종라운드의 부담감을 이겨내고 꼭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회 이틀째인 11일 송영한은 기대에 부응하듯 4언더파를 몰아치며 중간 합계 7언더파로 공동선두에 올랐다. 15번홀까지 버디 5개를 잡아 한 때 단독선두에 올랐던 송영한은 16, 17번홀 연속 보기로 2타를 잃었으나 18번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를 회복했다. 스티브 제프리스와 공동선두를 이룬 송영한은 “바람이 없어서 아주 편했다. 어려움 없이 경기했다”며 "현재의 감(感)을 잘 유지해 무리하지 않고 차분하게 스코어를 줄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크호스도 등장했다. 개막전인 동부화재 프로미오픈에서 우승한 허인회가 공동 데일리 베스트(67타)를 작성하며 중간 합계 6언더파로 박재범과 함께 공동 3위로 부상했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지난 해 우승자 김승혁은 이날 무려 10타를 잃어 이틀 합계 16오버파로 컷오프됐다.
순위 변동이 심한 무빙데이인 3라운드는 승부의 잔인함을 보여준 하루였다. 송영한은 12일 벌어진 사흘째 경기에서 17번홀까지 2타차 선두를 달렸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티샷 OB로 트리플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일본 투어에서 활동중인 이경훈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공동 5위로 3라운드를 맞은 이경훈은 버디 4개에 보기 1개로 3언더파 68타를 쳐 중간 합계 8언더파로 2타차 선두에 나섰다. 코리안투어에서 1승을 기록중인 이동민은 3라운드에서 5언더파 66타를 쳐 송영한, 허인회와 함께 공동 2위에 오르며 단숨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중국투어를 대표하는 송영한 역시 손목 인대부상에도 불구하고 4타를 줄이며 공동 5위로 뛰어 올랐고 PGA투어 루키인 김민휘 역시 3언더파를 몰아쳐 박재범, 김성용과 함께 공동 7위에 포진했다.
13일 벌어진 최종라운드는 김민휘의 도전과 이경훈의 반격이 이어진 한편의 드라마였다. 두 선수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한 국가대표 선후배 사이. 당시 개인전은 김민휘가 우승을 차지해 2관왕에 올랐으며 이경훈은 4위를 기록했다.
선두 이경훈에 4타 뒤진 채 최종라운드를 맞은 김민휘는 전반에 3타를 줄인 뒤 14, 15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이경훈을 2타차까지 압박했다. 하지만 이경훈은 14번홀에서 3m,15번홀에서 10m 거리의 버디 퍼트로 응수하며 추격권에서 벗어났다.
전반 5번홀(파5)에서 이글, 6~9번홀에서 사이틀 버디를 잡아내며 점수차를 벌린 이경훈은 17번홀(파4)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렸으나 다행히 OB(아웃오브바운즈)가 나지 않았고 레이업 후 세번째 칩샷을 핀 50cm에 붙여 파를 잡아내며 최대 위기에서 벗어났다. 18번 홀에 운집한 구름 갤러리는 이경훈이 챔피언 퍼트를 마치자 우레와 같은 박수로 새로운 챔피언의 등극을 축하했다.